주간조선 2001-10-11 1673호
''노후생활, 전원보다 도시행활이 좋다''…
소외감 덜 느끼고 각종 시설 가까이
3년 전 IMF 여파로 퇴직한 박모(54ㆍ서울 성동구)씨. 시작한 사업마저 작년 초
실패하는 바람에 매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다른 사람이 두는 장기나 바둑을 보
는 ‘젊은 노인’이 됐다. 이곳에는 박씨 외에도 무료함을 달래려는 ‘가난한
노인’들로 넘쳐난다. 대부분 박씨보다 나이가 많다.
지난 5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소재 한 고급 실버타운으로 옮긴 김모(67ㆍ여)
씨는 행복하고 젊어진 기분이라고 한다. 자녀들을 다 분가(分家)시킨 뒤 아파트
에 혼자 살던 김씨는 비슷한 여건의 노인들과 어울려 같이 식사하고 취미활동
도 함께 하면서 ‘황혼(黃昏)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이곳에서 취사ㆍ주거
는 물론 의료ㆍ문화ㆍ여가 등 노년생활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지금 30~50대인 직장인들의 미래 노후(老後)는 어떤 모습일까. 10~30년 뒤 탑골
공원에 있을까, 고급 실버타운에서 살고 있을까. 전문가들의 전망은 낙관적이
지 않다. 노인복지 환경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노인인구는 급속히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간조선의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1%가 ‘노후가 불안하다’고 대답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지금부터 은퇴 이후를 충실하게 대비하는 것이 ‘행복한 노
년(老年)’을 만들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리 알아 두어
야 할 네 가지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 이들 4개 항을 빨리 결정하면 노후 설
계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은퇴 후 어디서 살 것인가
한국인은 은퇴 후 시골이나 전원(田園)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주간조선
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4%가 시골이나 전원에서 살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년에는 도시나 도시 근교에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한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박재간 소장은 ''우리나라는 전원에서 살겠다는 희망을 가
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노후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낭만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인이 되면 몸이 아픈 경우가 많고 또 정기적으로 건강 체크를 받아
야 하므로 의료기관 이용이 더 빈번해지고 중요해진다. 따라서 의료기관에 쉽
게 갈 수 있는 지역에서 살아야 하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도시나 도시 근교가
좋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구(西歐)에서는 노년이 되면 전원에서 살던 사람도 도시로 몰리는 것
이 일반적 현상이다. 의료 서비스뿐 아니라 문화생활, 소외와 고독감 극복 등
각종 노인복지 프로그램이 도시 위주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노용준(가정의학과) 교수는 교우(交友)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정
신 건강에 좋다. 사회활동 없이 혼자 살 경우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한적한 전원으로 내려가 살 경우 공기는 좋으나 이같은 문제점
이 생긴다.”
미래에는 유료 노인주거시설에 사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박재간 소장은 “서
구의 경우 노인의 80% 이상이 유료 양로원에 들어가 살기를 희망한다. 이곳에
는 각종 노인복지 서비스가 집약돼 제공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국
내에도 이런 시설들이 등장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운영하는 노블카운티를 비
롯, 이미 10개 정도의 실버타운이 들어섰다. 노블카운티 직원 안상수씨는 “현
재 270가구 수용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170가구가 입주해 있다. 서울에 거주하
는 사람들은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아서 들어올 수 있는 비용”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고령화 비율이 10%일 때 이들 노인주거시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우리는 작년 고령화 비율이 7.1%였던 만큼 2~3년 내 이들 시설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은 유료 양로원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다. 주간조선의
인터넷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료 양로원에 가서 살겠다는 비율은 4%에 불과했
다. 전문가들은 “서구의 경우 양로원 생활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아도 돈이 없
어 못 들어가는 실정인 만큼 조만간 한국에서도 유료 양로원이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한다.
◆ 노후에도 일을 가질 것인가
노인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서구에서는 노인의 15~16%만 일하겠다고 한 반면 우리
나라 노인은 63%가 적당한 일거리가 있으면 취업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
다. 더 중요한 차이점은 우리 노인들은 75%가 생계를 위해 일을 하겠다고 했으
나 서구 노인들은 심심해서 여가 수단으로 일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주간조
선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8%가 노후에도 직업을 갖거나 사회봉사
활동 등으로 소일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노용준(가정의학과) 교수는 ''굳이 월급 받지 않
아도 일정한 사회적 역할을 위해 일이 필요하다. 그것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
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노인 취업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다. 노인행복찾기운
동본부 정병훈 총재는 “노인들은 대부분 취업을 원한다. 경제적 이유뿐 아니
라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일자리가 전무해 대신 우리는 신앙생활
을 권한다. 정신적 무료함을 달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고 말했
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노인에게도 일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보건
사회연구원 김승권 박사는 “지금은 노인에게 돌아가는 일자리가 거의 없지만
10~30년 후에는 인구 구성상 노동력 부족현상이 예상되므로 노인들도 일을 해
야 할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유전자 해독 등 의학의 급속
한 발전으로 70~75세가 되어도 정정한 노인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만큼 노후에
도 일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노후에 일을 하든
말든, 노후 생계를 자녀에게 의존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는 시대착오적인
착각”이라고 강조한다.
◆ 자녀와 동거할 것인가
자녀와 동거할 경우 생계나 주택문제가 해결되고, 위급한 경우 보살핌을 받을
수 있으며, 정신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자녀 입장에서는 가
사노동이나 육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갈등
이 발생할 소지가 크고, 며느리나 사위 눈치 보느라 교우관계나 행동거지에 불
편함을 느끼는 등의 단점이 따른다. 비(非)동거인 경우에는 이와 반대로 생각
할 수 있다.
강남성심병원 노용준 교수는 ''의학적으로 볼 때 노인은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게
좋다. 그러면 심리적 안정감이 생기며, 또 노인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
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동거가 필연적 추세가 되고 있
다. 자녀가 있음에도 동거하지 않는 노인은 지난 70년대 초 7%, 80년대 초
18~19%, 90년대 초 40%, 2000년대 초 53%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2010
년대 초에는 70%, 2020년대 초에는 서구사회와 비슷한 90%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노인문제연구소 박재간 소장은 ''자녀와의 동거ㆍ비동거 여부는 가치관문제가 아
니라 그 사회가 농경사회이냐, 산업사회이냐의 문제이다. 유럽도 1920년대 초까
지는 비동거 비율이 25% 정도였으나 지금은 90% 이상이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경로효친 등 유교적 가치를 강조해도 비동거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
다. 따라서 지금 세대들은 노후에 자녀와 함께 살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게 현명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와 가까운 곳에서 독립적으로 사는 것은 이와는 별
개의 문제이다.
◆ 국민연금은 도움이 되나
지금 50세인 직장인이 60세에 은퇴한다고 가정하면 23년 가입(1988년 제도 도
입)이 되므로 가입기간 평균임금의 35%를 연금으로 받게 된다. 따라서 평균임금
을 150만원 정도로 잡으면 매달 50만원 정도를 받게 되는 것이다. 또 40세인 직
장인은 33년 가입으로 평균임금(150만원 기준)의 50% 정도인 75만원 가량을 매
달 받게 된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민연금이 노후에 도움이 되는 것
은 분명하다. 현재의 도시가계 평균 지출(약 200만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연금
이 25~30%를 기여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연금 재정(財政)의 취약성이다. 이로 인해 지금과 같은 급
여 혜택이 10~30년 뒤에도 주어질 것인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있
다. 현재의 급여 수준을 유지하려면 보험료를 두배(지금은 9%) 정도로 올려야
한다거나, 급여 수준을 줄이자는 주장이 학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연금 수
급 연령은 2013년부터 5년마다 1세씩 증가해 2033년에는 65세(지금은 60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지금 40세인 직장인은 62~63세, 30세인 사
람은 64~65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게 된다.
이같은 불신 때문에 국세청에 소득신고를 하고도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소득이 없
다며 납부예외자로 신고한 사람이 70만여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세청 신고
소득보다 낮게 신고한 경우도 36만여명, 아예 연금 가입이나 소득 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도 5만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박사는 “국민연금이 개인연금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
다. 또 재정 부실문제가 도사리고 있지만 어떤 정권이든 제도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가입해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실직하더라도 연
금보험료 납부를 중단하지 말고 꼬박꼬박 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 박사는 자신의 아내가 소득이 없는 주부지만 임의가입으로 국민연금에 가입
시켰다는 것이다.
(김창기 주간조선 차장대우 ckkim@chosun.com)
◈은퇴 준비 이렇게
즐기며 일할 ''나만의 직업''을 찾아라
연금신탁이나 보험 가입은 필수… 건강에도 미리 투자를
지금의 30~50대는 적합한 은퇴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여유 있고 풍요로워야 할
‘인생의 황혼기’가 고통스러운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 특히 20~30년 뒤 복지
환경이 지금보다 나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지금부터 차근
차근 은퇴를 준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평생직업을 찾도록 하라
기업의 구조조정이 상시화함에 따라 직장인은 언제 어떻게 있을지 모르는 자발
적, 비자발적 퇴직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60세 정년퇴직은 이미 동화 속
이야기가 됐고, 퇴직시점이 심지어 40대로까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번 몸담은 기업에서 뼈를 묻던 그런 시대가 아닌, 평생직장은 가고 평생직업
이 대접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자신만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통해 퇴직의 소용돌
이를 뚫고 은퇴 이후의 삶을 여유 있게 만들 설계를 해야 한다. 일하는 노인은
경제적 안정은 물론 소외감도 덜 느끼며 질병에 걸리는 비율도 적다고 한다. 진
정한 은퇴 준비는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재산상 설계를 미리 하자
은퇴를 구상하는 데 있어 우선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바로 노후 생활자금 마련이
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연금신탁이나 보험 등에 가입함으로써 은퇴 이후에 대
비하고 있다. 이는 지금의 30·40대가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 20~30년 후 연기금
의 안정적인 수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자구노력이 될 것이다.
좀더 여유가 있다면 안정적인 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관리하는 것도 적극적인 노
후 준비가 될 것이다. 재테크 노하우가 없는 사람은 자산관리에 대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건강을 다듬어 놓자
은퇴자들은 급격한 주변환경의 변화로 처음엔 일정기간 휴식을 취하지만 시간
이 흐를수록 스트레스에 직면하기 쉽다. 또 이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기도 한
다. 특히 40·50대를 전후로 체력 감소는 물론 각종 성인병을 하나쯤은 가지게
된다. 이러한 변화들은 은퇴 이후에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
다. 그럴 경우 의료비 지출은 물론 불행한 ‘병든 노후’를 보내게 된다. 노후
''노후생활, 전원보다 도시행활이 좋다''…
소외감 덜 느끼고 각종 시설 가까이
3년 전 IMF 여파로 퇴직한 박모(54ㆍ서울 성동구)씨. 시작한 사업마저 작년 초
실패하는 바람에 매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다른 사람이 두는 장기나 바둑을 보
는 ‘젊은 노인’이 됐다. 이곳에는 박씨 외에도 무료함을 달래려는 ‘가난한
노인’들로 넘쳐난다. 대부분 박씨보다 나이가 많다.
지난 5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소재 한 고급 실버타운으로 옮긴 김모(67ㆍ여)
씨는 행복하고 젊어진 기분이라고 한다. 자녀들을 다 분가(分家)시킨 뒤 아파트
에 혼자 살던 김씨는 비슷한 여건의 노인들과 어울려 같이 식사하고 취미활동
도 함께 하면서 ‘황혼(黃昏)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이곳에서 취사ㆍ주거
는 물론 의료ㆍ문화ㆍ여가 등 노년생활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지금 30~50대인 직장인들의 미래 노후(老後)는 어떤 모습일까. 10~30년 뒤 탑골
공원에 있을까, 고급 실버타운에서 살고 있을까. 전문가들의 전망은 낙관적이
지 않다. 노인복지 환경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노인인구는 급속히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간조선의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1%가 ‘노후가 불안하다’고 대답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지금부터 은퇴 이후를 충실하게 대비하는 것이 ‘행복한 노
년(老年)’을 만들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리 알아 두어
야 할 네 가지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 이들 4개 항을 빨리 결정하면 노후 설
계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은퇴 후 어디서 살 것인가
한국인은 은퇴 후 시골이나 전원(田園)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주간조선
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4%가 시골이나 전원에서 살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년에는 도시나 도시 근교에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한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박재간 소장은 ''우리나라는 전원에서 살겠다는 희망을 가
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노후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낭만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인이 되면 몸이 아픈 경우가 많고 또 정기적으로 건강 체크를 받아
야 하므로 의료기관 이용이 더 빈번해지고 중요해진다. 따라서 의료기관에 쉽
게 갈 수 있는 지역에서 살아야 하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도시나 도시 근교가
좋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구(西歐)에서는 노년이 되면 전원에서 살던 사람도 도시로 몰리는 것
이 일반적 현상이다. 의료 서비스뿐 아니라 문화생활, 소외와 고독감 극복 등
각종 노인복지 프로그램이 도시 위주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노용준(가정의학과) 교수는 교우(交友)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정
신 건강에 좋다. 사회활동 없이 혼자 살 경우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한적한 전원으로 내려가 살 경우 공기는 좋으나 이같은 문제점
이 생긴다.”
미래에는 유료 노인주거시설에 사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박재간 소장은 “서
구의 경우 노인의 80% 이상이 유료 양로원에 들어가 살기를 희망한다. 이곳에
는 각종 노인복지 서비스가 집약돼 제공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국
내에도 이런 시설들이 등장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운영하는 노블카운티를 비
롯, 이미 10개 정도의 실버타운이 들어섰다. 노블카운티 직원 안상수씨는 “현
재 270가구 수용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170가구가 입주해 있다. 서울에 거주하
는 사람들은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아서 들어올 수 있는 비용”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고령화 비율이 10%일 때 이들 노인주거시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우리는 작년 고령화 비율이 7.1%였던 만큼 2~3년 내 이들 시설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은 유료 양로원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다. 주간조선의
인터넷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료 양로원에 가서 살겠다는 비율은 4%에 불과했
다. 전문가들은 “서구의 경우 양로원 생활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아도 돈이 없
어 못 들어가는 실정인 만큼 조만간 한국에서도 유료 양로원이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한다.
◆ 노후에도 일을 가질 것인가
노인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서구에서는 노인의 15~16%만 일하겠다고 한 반면 우리
나라 노인은 63%가 적당한 일거리가 있으면 취업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
다. 더 중요한 차이점은 우리 노인들은 75%가 생계를 위해 일을 하겠다고 했으
나 서구 노인들은 심심해서 여가 수단으로 일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주간조
선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8%가 노후에도 직업을 갖거나 사회봉사
활동 등으로 소일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노용준(가정의학과) 교수는 ''굳이 월급 받지 않
아도 일정한 사회적 역할을 위해 일이 필요하다. 그것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
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노인 취업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다. 노인행복찾기운
동본부 정병훈 총재는 “노인들은 대부분 취업을 원한다. 경제적 이유뿐 아니
라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일자리가 전무해 대신 우리는 신앙생활
을 권한다. 정신적 무료함을 달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고 말했
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노인에게도 일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보건
사회연구원 김승권 박사는 “지금은 노인에게 돌아가는 일자리가 거의 없지만
10~30년 후에는 인구 구성상 노동력 부족현상이 예상되므로 노인들도 일을 해
야 할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유전자 해독 등 의학의 급속
한 발전으로 70~75세가 되어도 정정한 노인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만큼 노후에
도 일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노후에 일을 하든
말든, 노후 생계를 자녀에게 의존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는 시대착오적인
착각”이라고 강조한다.
◆ 자녀와 동거할 것인가
자녀와 동거할 경우 생계나 주택문제가 해결되고, 위급한 경우 보살핌을 받을
수 있으며, 정신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자녀 입장에서는 가
사노동이나 육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갈등
이 발생할 소지가 크고, 며느리나 사위 눈치 보느라 교우관계나 행동거지에 불
편함을 느끼는 등의 단점이 따른다. 비(非)동거인 경우에는 이와 반대로 생각
할 수 있다.
강남성심병원 노용준 교수는 ''의학적으로 볼 때 노인은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게
좋다. 그러면 심리적 안정감이 생기며, 또 노인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
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동거가 필연적 추세가 되고 있
다. 자녀가 있음에도 동거하지 않는 노인은 지난 70년대 초 7%, 80년대 초
18~19%, 90년대 초 40%, 2000년대 초 53%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2010
년대 초에는 70%, 2020년대 초에는 서구사회와 비슷한 90%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노인문제연구소 박재간 소장은 ''자녀와의 동거ㆍ비동거 여부는 가치관문제가 아
니라 그 사회가 농경사회이냐, 산업사회이냐의 문제이다. 유럽도 1920년대 초까
지는 비동거 비율이 25% 정도였으나 지금은 90% 이상이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경로효친 등 유교적 가치를 강조해도 비동거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
다. 따라서 지금 세대들은 노후에 자녀와 함께 살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게 현명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와 가까운 곳에서 독립적으로 사는 것은 이와는 별
개의 문제이다.
◆ 국민연금은 도움이 되나
지금 50세인 직장인이 60세에 은퇴한다고 가정하면 23년 가입(1988년 제도 도
입)이 되므로 가입기간 평균임금의 35%를 연금으로 받게 된다. 따라서 평균임금
을 150만원 정도로 잡으면 매달 50만원 정도를 받게 되는 것이다. 또 40세인 직
장인은 33년 가입으로 평균임금(150만원 기준)의 50% 정도인 75만원 가량을 매
달 받게 된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민연금이 노후에 도움이 되는 것
은 분명하다. 현재의 도시가계 평균 지출(약 200만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연금
이 25~30%를 기여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연금 재정(財政)의 취약성이다. 이로 인해 지금과 같은 급
여 혜택이 10~30년 뒤에도 주어질 것인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있
다. 현재의 급여 수준을 유지하려면 보험료를 두배(지금은 9%) 정도로 올려야
한다거나, 급여 수준을 줄이자는 주장이 학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연금 수
급 연령은 2013년부터 5년마다 1세씩 증가해 2033년에는 65세(지금은 60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지금 40세인 직장인은 62~63세, 30세인 사
람은 64~65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게 된다.
이같은 불신 때문에 국세청에 소득신고를 하고도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소득이 없
다며 납부예외자로 신고한 사람이 70만여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세청 신고
소득보다 낮게 신고한 경우도 36만여명, 아예 연금 가입이나 소득 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도 5만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박사는 “국민연금이 개인연금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
다. 또 재정 부실문제가 도사리고 있지만 어떤 정권이든 제도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가입해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실직하더라도 연
금보험료 납부를 중단하지 말고 꼬박꼬박 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 박사는 자신의 아내가 소득이 없는 주부지만 임의가입으로 국민연금에 가입
시켰다는 것이다.
(김창기 주간조선 차장대우 ckkim@chosun.com)
◈은퇴 준비 이렇게
즐기며 일할 ''나만의 직업''을 찾아라
연금신탁이나 보험 가입은 필수… 건강에도 미리 투자를
지금의 30~50대는 적합한 은퇴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여유 있고 풍요로워야 할
‘인생의 황혼기’가 고통스러운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 특히 20~30년 뒤 복지
환경이 지금보다 나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지금부터 차근
차근 은퇴를 준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평생직업을 찾도록 하라
기업의 구조조정이 상시화함에 따라 직장인은 언제 어떻게 있을지 모르는 자발
적, 비자발적 퇴직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60세 정년퇴직은 이미 동화 속
이야기가 됐고, 퇴직시점이 심지어 40대로까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번 몸담은 기업에서 뼈를 묻던 그런 시대가 아닌, 평생직장은 가고 평생직업
이 대접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자신만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통해 퇴직의 소용돌
이를 뚫고 은퇴 이후의 삶을 여유 있게 만들 설계를 해야 한다. 일하는 노인은
경제적 안정은 물론 소외감도 덜 느끼며 질병에 걸리는 비율도 적다고 한다. 진
정한 은퇴 준비는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재산상 설계를 미리 하자
은퇴를 구상하는 데 있어 우선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바로 노후 생활자금 마련이
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연금신탁이나 보험 등에 가입함으로써 은퇴 이후에 대
비하고 있다. 이는 지금의 30·40대가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 20~30년 후 연기금
의 안정적인 수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자구노력이 될 것이다.
좀더 여유가 있다면 안정적인 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관리하는 것도 적극적인 노
후 준비가 될 것이다. 재테크 노하우가 없는 사람은 자산관리에 대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건강을 다듬어 놓자
은퇴자들은 급격한 주변환경의 변화로 처음엔 일정기간 휴식을 취하지만 시간
이 흐를수록 스트레스에 직면하기 쉽다. 또 이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기도 한
다. 특히 40·50대를 전후로 체력 감소는 물론 각종 성인병을 하나쯤은 가지게
된다. 이러한 변화들은 은퇴 이후에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
다. 그럴 경우 의료비 지출은 물론 불행한 ‘병든 노후’를 보내게 된다. 노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