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소개         학회장 인사말

학회장 인사말

한국민속학회장 인사말

해가 가고 달이 가는 장구한 세월의 시간 속에서 변하지 않고 영속한 것이 있다면 우리 삶의 민속 현장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민속학은 우리 전통의 역사와 민속 현상을 분석하며, 시대적으로 변해가는 매 순간의 맥락을 드러내고자 노력하여 왔습니다. 이같은 우리 민속의 지속과 변화를 연구한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있는 일입니다.

부족한 제가 유서깊은 국내 최장최대의 한국민속학회장(2021-2022)을 맡게 됨은 감히 생각하지 못한 바였지만, 그간 우리 민속의 유산으로 연구하던 보람을 학회 봉사로 갚으라는 준엄한 명령이라 여기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긴 시간의 궤적을 쉼없이 지켜온 우리 민속현상을 드러내는데 미력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염원하며, 재난의 시기에 더욱 건강한 학회가 될 수 있기를 성심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21년 첫달에 많은 분들이 뜻을 모아 주신 덕분에 학술적으로 명망있는 연구자를 운영진으로 모실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흔쾌히 봉사의 직을 맡아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학회의 운영방향에 대해서, 먼저 민속학의 학문적 연구방법론을 심화하는 요청과 노력에 대한 일입니다. 현장과 문헌, 물질과 정신이라는 이분법은 너무 높은 도식이어서 좀더 그럴듯한 중간범주의 개발을 활성화시킬 필요성이 큽니다.

조선민속학회 출범 90년이 되는 2022년에 관련 학술대회를 열면서 차제에 근대 한국민속학의 성립과 전개에 관한 다각적인 연구주제를 모색하는 일입니다. 비록 우리사회가 근대 문명의 외피를 입었지만, 내적으로 근대적 인간의 발견과 해석으로서, 민이 아닌 동시대 보통사람의 삶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재정립되기를 요청하는 이른바 방법론적 전환에 관한 문제제기입니다.

수학적으로 공간의 궤적을 시간으로 정의하듯이, 긴 시간과 공간의 흐름 속에 표상된 민속의 현상 연구에 역사학의 방법론은 다른 인문학 분과가 그렇듯이 더욱 세밀해지고 체계화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민속생활사 연구에서 대개 명사용법의 옷, 밥, 집을 지칭하여 이공학 중심이 되어버린 의식주 3자 분법에, 보통사람의 생동하는 삶의 활성과 활동을 더 주목해내는 의식주행의 4자 요소로서의 개발이라든가 인문학적 민속학이 중심이 되는 자리로서의 요청입니다.

끝으로 시대적 소명에 임하여, 운영진과 학회 회원들의 여러 의견을 두루 수렴하여 원만한 학회운영이 되도록 만전을 다하며, 학회 지원을 위해 외부 기관과의 실질적 협업이 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며 한국민속학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021년 1월 31일
한국민속학회장 김일권 삼가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