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일보 2001/12/28>
임춘식〈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국사회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게다가 2003년부터는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이제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경제가 활력을 잃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노동인구가 노령인구를 모시는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복지·노동 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될 것이다.
최근 통계청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2003년에 최대(5068만명)를 기록한 뒤 점차 줄어들 예정이다. 반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돼 2022년이면 인구의 14%가 65세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30년에는 노령인구가 현재의 서너 배로 늘어나게 된다. 결국 노령인구 비율이 2000년도에 7.3%을 기록해, 7%(고령화사회)에서 14%(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기간이 프랑스(115년)나 지금까지 가장 빨랐다는 일본(24년)보다도 더 빨라 고령화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반면 공식적으로 돈을 버는 나이로 분류되는 15~64세까지의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2000년 71.7%에서 2030년 64.6%로 낮아진다. 지금까지는 사회 전체적으로 65세 이상 노령인구 한명을 9.9명의 생산연령인구가 부양했는데 2030년에는 2.8명으로 줄어들어 그만큼 부담이 커지게 된다.
고령화는 매우 다양하고 심각한 노인문제를 일으킨다. 개인적으로는 소득상실 또는 수입감소로 인한 경제적 빈곤, 신체·정신적 노화로 인한 건강약화, 사회·심리적 고립, 여가 해소 등의 문제가 생긴다. 또 사회적으로는 비경제 활동인구의 증가로 인한 국민부담 증가, 노인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의 미비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급속한 고령화사회가 가져다 줄 가장 큰 충격적 변화는 한국사회가 여러 면에서 조로에 빠져들고 장기적으로는 규모축소의 길을 가리라는 예고이다. 인구 고령화는 인구구조가 다산소사(多産少死)형에서 소산소사(小産少死)형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현상이다. 출산률 저하와 평균수명의 증가가 겹침으로써 나타나는 이 선진국형 인구구조는 경제성장으로 인한 필연적인 귀결이다. 그래서 총인구가 줄어들고 노령화가 심해지면 일본처럼 경제 활력을 잃을 수 있어 출산률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노인복지 대책을 서둘러 나가는 정책적 변환이 있어야 한다.
고령화로 빚어지는 노동력 부족, 노인부양을 위한 사회적 부담 증가에 대한 해결책은 어느 날 갑자기 마련될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노인복지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적·제도적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 노동력 인구 부족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출산장려책과 함께 여성·노인의 유휴노동력을 산업현장으로 끌어들여야 하며, 이를 위해 범정부적 차원의 인력창출과 그에 상응하는 일자리창출을 위한 지원책을 서둘러야 한다. 예컨대 여성들을 위한 육아지원시스템의 강화나 노인인력에 대한 재교육시스템 도입 등은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현재의 정년시스템도 개선하여 정년에 앞서 일정연령이 됐을 때, 연공서열임금 체계를 파괴하거나 퇴직 후 재고용하는 형식의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제도의 도입이 고용불안에 악용되지 않기 위해 철저한 검증이 전제되어야 한다.
아울러 각종 사회보장제도 등의 재정비를 통해 고령화사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 고령화 문제는 오늘의 노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내일 우리의 문제인 만큼 차제에 우리 사회도 노인부양 분담체제로 하루 빨리 전환해야 할 것이다.
2002-02-21 09:38:50

